花明麗月
[시미노라 이츠키] 甘い毒 본문
시미노라 이츠키의 사랑은 달콤한 독이다. 너무나도 달콤해서 독인줄 눈치채지 못하고 받아먹게되는, 그런 독. 달콤함에 취해 독이 흘러내려 자신의 발을 묶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도망갈 수 없을 정도로 잠식되어, 쏟아지는 독에 숨이 막혀 죽어버리는 것이다. 설령 눈치챈다 하더라도 그 달콤함을 한번 맛본 이상 거부할 수 없다. 눅진눅진하고, 끈적끈적한, 달디 단 꿀. 그것이 시미노라 이츠키의 애정을 정의하는 단어였다.
甘い毒
소년은 사랑하는 것에는 최선을 다했다.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오늘밖에 없다는 것처럼. 지금 하는 사랑이 첫사랑인 것처럼. 한번 애정을 느끼고 사랑하겠다 마음먹은 상대에게는 아낌없이 애정을 부었다. 애정을 받는 것 따윈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저 상대의 어리광을 받아주고, 헌신하고, 예뻐하는 것이 소년의 사랑이었다. 연애를 한다면 철저하게 을의 입장에 서게 될, 그런 느슨하고 단 애정이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갸륵하다고, 기특하다고 말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성질이었지만, 소년의 형은 그것을 부정했다.
"그 아이의 감정은 그렇게 귀엽고 예쁜게 아냐."
그러면서 남자는 소년이 아끼던 작은 새를 떠올렸다.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모습이 예쁘다고, 부모를 조르고 졸라서 얻어냈던, 소년의 첫 애완동물을. 새하얀 날개가 예쁜 새였다. 그 새를 데려오기 위해 자신의 동생은 많은 것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다. 여태 받던 수업을 하나 더 늘이고, 이전의 수업의 강도를 높였으며, 사소하게는 편식투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마저 했었다. 놀라웠던 것은 그것이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볍게 하는 약속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소년은 정말로 새를 받은 그날부터 자신이 했던 약속을 모두 지켰다. 그 나이대의 아이에게는 약간 가혹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도 단한번의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 그만큼 소년은 자신이 한번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다.
받은 새를, 소홀히 여기는 것도 아니었다. 금세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리겠지. 가정부가 새를 돌보게 되겠지. 그렇게 예상했던 부모의 예상을 뒤집고 소년은 새를 아꼈다. 매일 인사를 건네고, 깃털과 부리를 손질해주었다. 햇빛에 상처 입지 않게 그늘을 만들고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제일 좋아하는 모이만을 골라 먹였고, 때로는 스스로 맛있는 먹이를 만들어 먹여주었다. 모든 것이 새가 살아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도록 신경썼다. 그 헌신에 늘 창밖을 보며 날개짓을 하던 새는 얼마 안가 창틀에서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라보게 되었다. 소년의 손에 올라타고, 소년의 애정을 받으며 어리광을 부렸다. 그토록 날아가고 싶어했던 푸른 하늘을 스스로 저버리고서, 날아가는 방법을 잊은채 종종걸음으로 소년을 따랐다.
"그리고 결국 죽었지."
소년이 주는 애정에 너무 익숙해져 있던 나머지.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먹이를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못하고. 소년 이외의 사람은 따르지 못해 그들의 손길을 전부 거부한 채. 새장의 문이 열려 있었음에도 도망가지 않고. 소년이 공연으로 인해 2주 정도 집을 비웠을 때, 새는 소년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죽어갔다.
"상대의 버릇이 나빠지는 수준이 아냐, 그건. 숨을 조여매는 수준이지."
소년의 애정은 너무 무거웠다. 너무도 무거워서 전부를 감당할 수 없는 무거움이었다. 철저하게 응석을 받아, 자신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호흡조차 하지 못하는 정도로 사람을 망가트리는 무거움이다. 아마 소년이 좋아하는 아이가, 그래, 예를 들면 자신의 동생이 지금 한창 사랑하고 있는 백합의 아이가. 그 꽃이 무슨 행동을 해도, 그 아이는 꽃을 받아들이겠지. 꽃이 굉장히 나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아이는 꽃의 편이 될 것이다. 절망하는 꽃의 눈을 가리고 너는 나쁘지 않다 달래겠지. 사랑스러운 꽃 때문에 세상의 모든 것을 적으로 돌리게 되더라도 아이는 꽃을 사랑할 것이다. 진득한 애정을 가득 쏟아부으며, 꽃을 품에 안고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리 속삭일 것이다.
한번 그것을 지적했을 때, 소년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사랑스러운걸 어떻해. 전부 예쁘고 예뻐서, 알고 있는데도 계속 사랑하고 싶은걸 어떻해. 나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만 사랑해버리고 마는 그것은 신(神)의 사고인것인가. 그래도 꺾지는 말아라. 그리 말하며 머리를 두드려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나는 말야, 형. 한번 애정을 주게 되면 그것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어."
언젠가 소년이 그렇게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남자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시미노라 이츠키의 사랑은, 너무나도 달콤한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