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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하이큐/이츠엔노] 어긋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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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하이큐/이츠엔노] 어긋나다

YeoWol 2016. 11. 6. 23:17

그 아이는 의외로 평범한 차림도 하는 모양이다.

 

그걸 알게 된 것은 상당히 우연이었다.

 

 

 

 

드림 전력 당신의 수호천사

제 161회 주제 : 어긋나다

시미노라 이츠키 x 엔노시타 치카라

 

 

 

 

여기서 엔노시타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

“...나도 여기서 널 볼 줄 꿈에도 생각 안했어...”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주문한 라떼를 마시고 있는 눈앞의 소년의 모습은 낯설기 그지없다. 그를 만날 때는 항상 하늘하늘 푹신푹신한, 보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그런 여자애다운 차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짙은 색의 청바지에 와이셔츠, 검은색의 조끼. 그런 가볍고 거친... 남자아이처럼 보이는 그런 차림새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일단 이츠키의 성별은 남자아이니까 틀린 차림은 아닌데 말이야.

 

그래도, 역시 어색하다.’

 

엔노시타는 커피를 마시며 차마 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흘려 넘겼다.

 

+

 

치카라, 치카라?”

 

눈앞에서 흔들리는 손바닥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부딪힐 듯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손바닥을 피하기 위해 한발자국 물러나면 아쉬운 듯 한 소리가 들렸다. 그런 소리를 낸 것은 의심할 것도 없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 소년. 피하지마, 은근슬쩍 뺨에 손 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단 말야.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볼을 부풀리고 있는 것을 귀엽다고 생각해버리는게 좀 억울했다. 그것을 말 할 생각은 없지만. 표정을 정리하고 있으면 이미 들통난 김에 그냥 잡아버리겠습니다! 하며 다시 손이 뻗어온다. 다가오는 손을 잡아 멈추면 이츠키가 놀란 표정을 하고서 몇 번 눈을 깜박이더니 금세 해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뭐가 그리 좋은건지.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단순했다.

 

치카라가 먼저 손 잡아줬어!”

 

어쩌지, 너무 기뻐. 생글생글 웃으면서 안겨오는 그가 만일 개였다면, 뒤에서 열심히 흔들리고 있는 꼬리가 보였을거란 상상을 하며 머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여전히 결 좋은 머리카락. 머리카락을 헤치듯이 몇 번 쓰다듬으면 끌어안는 힘이 더욱 강해진다. ..., 정말 강아지 같아.

 

좀 진정하라는 의미를 담아 이 상황을 봐서는 진정하기는커녕 더 좋아할 것 같지만- 등을 토닥이면서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오늘 녀석의 복장이 눈에 들어온다. 고양이 귀가 달려있는 검은색의 후드, 허벅지의 반도 가리지 않는 짧은 테니스 스커트. 무릎을 덮는 긴 양말에 반짝 윤이 나는 에나멜 구두. 머리를 꾸미고 있는 아기자기한 머리핀.

 

그러고보니 이츠키는,

 

나 만날 때는... 항상 그런 차림이네.”

 

이전, 약속을 하지 않고 우연히 만났을 때를 떠올린다. 멋을 내지 않은 가벼운 차림. 히나타나 나나 노야나 선배... 고등학교 남자아이가 할 법한 매우 평범한, 그런 차림의 이츠키를 만났을 때를. 이 녀석도 이런 옷 입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그때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얼굴로 올려다보는 시선을 외면하며 말을 고른다. 지금 이 녀석을 보고 남자애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이츠키는 항상 만날 때마다 완벽하게 치장을 했다. 그건 뭐랄까. , 여자애같다고 할까...

 

나랑 만나지 않을 때는... , 평범한 차림도 하는 것 같아서.”

 

말을 하고선 후회했다. 평범하다는건 뭘까. 새삼 자신의 어휘력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을 뿐인 이 녀석에게 지금 차림도 평범한 차림일텐데. 역시 아무것도 아냐. 그렇게 말하려고 다시 입을 연 순간, 이츠키가 뭘 당연한걸 묻느냐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치카라 이런거 취향이잖아. 아니었어?”

“.......맞습니다만.......”

 

확실히 취향이지만. 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취향의 스트라이크 존이지만. , 이제 됐어. 한숨을 쉬고 머리를 이리저리 헤집으면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오늘 머리 하는데 두시간 걸렸는데?! 그 말에 날 만나기 전부터 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이리저리 분투하는 이츠키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나 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걸까. 내가 좋아하길 바란걸까. 그렇게나

 

그리고, 이러고 있으면 치카라, 손 잡아도 안 빼니까.”

 

이름 불러도 싫은 표정 안하고. 머리가 세게 얻어맞은 것 처럼 어찔하다. 이 아이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황망히 서있는 나를 보고서 이츠키가 황급하게 잘못을 해명하듯 부연설명을 꺼내놓는다. 왜, 그렇잖아, 그도 그럴게,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라면, 이름을 부르거나, 손을 잡고 있어도 이상하게 안 보이지?"

 

그러고보니 그 때, 이츠키는 나를 뭐라고 불렀더라.

 

"엔노시타."

 

─나는 무슨 짓을 한거지?

 

 

 

 

 

드림 전력 「당신의 수호천사」 / 제 161회 주제 : 어긋나다 / 하이큐!! 엔노시타 치카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