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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明麗月

[깜짝상자/코난/카자미] 1회 : Hello, world! 본문

전력

[깜짝상자/코난/카자미] 1회 : Hello, world!

YeoWol 2018. 9. 7. 22:57

+ 명탐정 코난 카자미 유우야 드림 +

+ 원작 이전의 과거를 멋대로 창작하고 있습니다 +

+ 경찰 조직 구성 등 실제와는 다른 적당한 설정이 있습니다 +

+ 도청, 해킹 등 불법/범죄 행위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그날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다. 마감 기한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하게 미뤄둔 리포트를 밤새워 써내리다 지쳐 현실도피 겸 맥주를 사러 편의점을 나섰더랬지. 몇 개의 맥주와 안주가 될만한 과자, 최근 맘에 들어 사먹던 계절한정의 푸딩을 담은 편의점 봉투를 이리저리 흔들며 돌아가고 있던 시간. 우산을 뱅그르르 돌리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길을 가볍게 걸어, 사람이 서있는 인적 드문 육교를 막 지나가던 때.

 

그러면, 부탁한다.”

, 알겠습니다. 후루야씨.”

“......후루야, ?”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황급히 돌아본 그 자리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드림 전력 「깜짝상자」

제 1회 주제 : Hello, world!

카자미 유우야 x nameless

 

 

 

 

 

흐음, 흐음. 그 사람,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지...?”

 

대학의 카페테리아. 무사히 리포트를 제출한 나에게 주는 상으로 휘핑이 잔뜩 올라간 라떼를 들고 앉은 자리. 시간을 때우는 척 적당히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어제 스쳐지나갔던 남자로 가득 차 있었다. 짧은 검은색의 머리카락, 조금 독특한 눈썹, 강직해보였던 눈가단정한 검은 테의 안경, 앙다문 단호한 입매, 단추 하나 풀지 않은 꼿꼿한 차림새의 정장, 묘하게 굳어있었던 엄숙한 목소리, 고급스러운 어두운 색의 큰 우산... 이렇게 말하니까 왠지 한눈에 반한 것 같은 운명적이고 로맨틱한 사랑의 느낌이 나지만, 일단 그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해두도록 하겠다.

 

누굴까, 아무삐를 후루야씨라고 부른 사람.”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른 남자. 그 남자가 너무 신경이 쓰여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이미 돌아보았을 때 육교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단언할 수 있다. 어제 본 건강한 구릿빛 피부에 반짝반짝 빛나는 금발을 가진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프라이빗 아이, 사립탐정 아무로 토오루가 맞다. 아니, 세상에 그렇게 잘생긴 구릿빛 피부의 금발 미남이 같은 동도에 두명이나 있을리가 없잖아.

 

왜 그 사람은 아무삐를 후루야씨라고 불렀을까? 가명? 그러면 아무로와 후루야, 둘 중 어떤 쪽이 아무삐의 진짜 이름일까. 아무삐는 탐정이니까 일의 일환이었을까? 그렇지만 일 관계의 클라이언트라기엔 서열관계가 느껴졌는데. 야쿠자? 아니, 아무삐는 탐정이었지? 프라이빗 아이였지? 친구의 치정 싸움을 조사했었던 탐정이었지? 야쿠자가 아니라 잘생긴 탐정이지? 혹여 서열관계라고 해도 아무삐가 그 남자에게 깍듯하게 대해야하는거 아닐까? 게다가 그 남자는 아무삐보다 연상처럼 보였는데. 그치만 아무삐한테 존댓말을 쓰고 있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 사이에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데.

 

게다가 아무삐는 어찌되었든, 안경의 남자는 어디서 얼굴을 본 것 같은 기시감이 있었다. 그렇게 특이한 눈썹, 한번 보면 잊을 리가 없는데. 그렇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으음. 곤란한데. 그냥 넘기기엔 너무 신경이 쓰여서 밤밖에 잠을 자지 못하겠어. 정말 지루해서 매번 꾸벅꾸벅 졸았던 타카하시 교수님의 수업을 멀쩡하게 들었을 정도라니까. 두 번 세 번 본 교수님이 아픈거냐고 걱정까지 했다고. 가발 벗겨버릴까보다, 그 대머리 교수. 아니 중요한건 그게 아닌데. 의식의 흐름대로 빠지기 시작하는 사고를 붙잡고 다시 본래의 주제에 머리를 기울였다. 그래서 그 남자는 누굴까.

 

“....”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도 풀리지 않는 호기심에 머리를 굴리던 나는, 길 건너편을 지나가는 어제의 그 남자의 모습을 발견하곤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일어섰다.

 

좋아. 조사해봐야지.”

 

일단 도청기를 몰래 붙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나 기계를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처음에는 그저 어린아이가 역할놀이를 하듯 흉내를 내던 것이 다였지만, 영화에서 보았던 해커가 너무 멋지게 보였던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다른 사이트에 침입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지. 과자 회사 사이트에 살짝 침입해서 다음 계절 한정품을 미리 살펴본 것을 시작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시험하다보니 지금은 제법 커다랗고 복잡한 보안도 어느정도 장비가 갖춰지면 몰래 들락거릴 수 있는 수준을 가지게 되었다. 해커라고 이름 붙이기엔 오로지 흥미로 몰래 들어갔다 나오는 것 밖에 하지 않아서, 자칭하기에도 좀 무리가 있지만. 말하자면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아무것도 훔치지 않고 나오는 빈집털이범 같은 걸까. 몰래 밤놀이를 나갔을 때 집 앞의 CCTV 영상을 바꿔치거나 공대에 진학한 것을 계기로 초소형 도청기나 발신기를 만들거나 하면서, 나의 일탈은 중2병을 벗어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변명할 길 없는 범죄행위지만, 악용하지도 않았고 들키지도 않았으니 아직 괜찮다고 우기면서. 물론 약간 사리사욕에 쓰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그만두고 도망가라고.

 

+

 

우연히 지나가다 부딪힌 것처럼 가장해서 시작된 남자와의 관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부딪히면서 자연스럽게 들고 있던 커피를 남자의 옷에 엎지르고, 호들갑스럽게 사과를 하며 정신없이 당황하고 있는 그에게 제대로 된 배상을 위해서라며 반쯤 억지로 받아낸 핸드폰 번호와 명함. 그리고 그 정보를 통해서 조금씩 찾아내는 특기인 불법 정보 수집.

 

카자미 유우야. 스물여덟의 샐러리맨.”

 

야근이 좀 많다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그의 경력에는 흠이 없었다. 뭐, 경력을 위조할만한 나쁜 사람인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그래도 뭐랄까, 약간 형님!! 하며 고개를 깟듯하게 숙이는 그런 야쿠자의 이미지가 약간 있었는데. 처음에 그 무거운 분위기를 생각하면 도리어 이렇게 깨끗하고 이상없는 그의 신상이 더욱 이상해지는 것이었다. 음, 회사의 높은 분이 아무삐한테 회사의 비리를 조사하는 의뢰라도 했나...? 그렇다기엔 카자미씨가 아무삐한테 존댓말을 쓴게 납득이 되지 않는데. 음, 결국 그래서 이렇게 몰래몰래 조사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가볍게 식사를 대접했다. 바빠서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다는 그를 위하는 척 하며 그 이후에도 다른 핑계를 대고 그를 불러냈다. 말주변이 서투르긴 했지만, 그런 부분이 신선하니 좋았던 사람이었다. 이렇게 여성과 단 둘의 만남은 드물어서 긴장을 했다는 거짓말도 제법 귀여웠고. 항상 인상을 쓰고 있던 표정이 조금씩 풀어지고, 항상 질문에 답하기만 하던 것이 조금씩 질문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이야기 속에서 웃음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약간의 접촉이 허용될 정도로는 가까워진 다섯 번째의 만남에서, 나는 그의 옷소매에 몰래 도청기를 붙였다.

 

성능은 좀 떨어져서 잡음이 심하긴 하지만, 크기만큼은 그 무엇보다 작고 확실한 도청기. 발견되더라도 쓰레기 취급이 되어 버려질 뿐이지, 도청기라고는 생각도 못할 디자인까지 완벽. 그리고 다행히도 도청기는 아직 그에게 들키지 않았던 것 같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발신기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걸 보면 말이다.

 

, 이건 양심이 좀... 찔리긴 한데...”

 

바쁜 듯 한 목소리를 이어폰 너머로 들으면서 눈치 채지 못 했을 카자미씨에게 조용히 전해질 리 없는 사과를 전했다. 그래도 나는 내 양심보단 호기심 충족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서요. 미안해, 카자미씨. 그렇지만 들키지 않으면 이건 합법이니까요. . 전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아. 치기어린 장난으로 경찰 쪽을 몇 번이고 털어봤었던 때도 걸리지 않았었, 기억났다.

 

카자미씨, 지난번 몰래 훔쳐본 공안 데이터베이스에 있었던 사람이다.”

이제야 눈치 챈 건가.”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오싹하고 한기가 덮쳤다. 방금 소름이 좌악하고 돋았어. 도망가고 싶다. 도망갈까. 지금 당장 스타팅 대시하면 무사히 튈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어깨에 놓인 커다란 손은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놓칠까보냐하고 말하는 듯한 위압감이 있었다. 진동 모드의 핸드폰처럼 덜덜 떨리는 몸을 간신히 부여잡고,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끼익 끼익 기름칠해가며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역시나 조금 재미있다는 시선의 며칠간 내가 몰래 도청해왔던 카자미씨가 서 있었다.

 

이 곳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니, 자리를 이동하도록 할까.”

......”

 

나에게만 보이도록 내민 경찰 수첩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

 

카자미씨에게 붙잡혀 끌려간 커다란 건물 안의 한 방. 책상과 스탠드가 놓여진, 마치 취조실 같은 방에서 나는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탈탈 털리고 말았다. 참고로 돈가스덮밥은 나오지 않았다. 조금 기대하고 있었는데. 취조실의 돈가스 덮밥.

 

카자미씨의 설명에 따르자면,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고 도망간 나 때문에 사이버 수사대쪽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보안을 몇 번이나 뜯어고쳤는데도 번번이 뚫리고, 그런데 빠져나간 데이터는 없었던 골치 아픈 상황. 그런 유쾌범을 잡느라 혈안이 되어있던 상황에서 카자미씨의 상사가, 정말 아주 작은 흔적 하나를 찾아냈다고 한다. 그것만으로 추적할 수는 없었지만, 거듭된 침입을 일부러 방치하면서 조금씩 정보를 잡을 수 있었고, 그 정보들을 이어 붙여 모으고 추적해서 내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고.

 

그것만으로는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것 같은데요?”

그렇지. 어디까지나 심증이니까.”

 

그래서 그들은 함정을 놓았다고 했다. 정보도 돈도 협상의 도구가 될 수 없다. 복잡한 보안을 뚫으면서도 아무것도 들고 나가지 않았던 것을 보면 단순히 복잡한 보안을 뚫었다는 달성감과 자신감으로만 움직이는 것일테니. 그렇다면 새로운 먹이를 내밀면 어떨까. 궁금하다, 알아보고싶다, 그런 그의 호기심을 채워줄만한 무언가를 제시하면 그는 거기에 쫄래쫄래 이끌려 나타날 것이라고. 그리고 그 상사의 말대로, 나는 그 거미줄에 아주 보란 듯이 제 발로 걸려들었다는 이야기다.

 

“하, 함정수사다!! 증언으로 채택되지 못하는 불법 수사다!!!”

공안의 특기는 불법 수사란 걸 네가 모르진 않을 텐데.”

 

애초에 걸리지 않았다고 의기양양하게 몇 번이고 경찰청에 침입하는 자네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처음에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깨끗한 마무리였지만, 몇 번이고 거듭하다보니 방심해서 칠칠치 못하게 이리저리 흔적을 줄줄이 남기고 갔지 않나. 나의 항의에 동요하지 않고 정론만을 말해오는 그의 모습에 나는 붉어지는 얼굴을 감싸고 엎드렸다. , 그 말씀대로입니다...! 제가 아주 바보였지요...!

 

,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어. 그게 불가능하다면 뿅 하고 사라지고 싶어. 가면 야이바, 어린이들의 히어로. 어린이는 아니지만 나도 이 위기에서 구해주세요. 부끄러움에 말도 못하고 몸부림치는 나를 내려다보던 카자미씨가 안경을 고쳐쓰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경찰에 붙잡힌 자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이대로 얌전히 체포되어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

 

아니, 그걸 선택할 리가 없잖아요. 그런 볼멘소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카자미씨가 두 번째 손가락을 접었다.

 

둘째, 나의 협력자가 되는 것.”

 

, 어떤 걸 고를건가? 내려다보는 카자미씨를 바라보며, 나는 당기는 입 꼬리를 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자미씨, 그거,

 

제 선택권이 없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기분 탓이다.”

 

Hello, (나의 고생길) World !

그런 목소리가 어디선가 팡파레 소리와 함께 들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드림 전력 「깜짝상자」 / 제 1회 주제 : Hello, world! / 명탐정 코난 카자미 유우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