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明麗月
[깜짝상자/코난/아무로] 4회 : 잘 부탁해 본문
|
드림 전력 「깜짝상자」 |
힐끔. 핸드폰의 뉴스를 검색하는 척 하며 고개를 숙인 채 눈동자만 도르륵 굴려서 주변을 둘러본다. 손님 없이 한적한 카페 내부를 지나 카운터 너머를 바라보면, 익숙한 듯 케이크를 만드는 점원이 눈에 들어온다. 레몬 타르트에 올라가는 산뜻한 크림색의 금발, 가장 좋아하는 달콤한 밀크 초콜릿의 피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그대로 잘라 넣은 듯 한 푸르른 눈동자. 푹 빠져버릴 것 같은 잘생긴 그 모습에 몰래 훔쳐보는 중이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시선을 눈치 채고 고개를 든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는 모습에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찾는 시늉을 하면, 카운터 쪽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내 얼굴은 숨길 수 없을 만큼, 선명한 붉은 빛을 띠고 있겠지.
어차피 들켜버린 거, 찾는 시늉을 그만두고 뺨을 손으로 감싸며 어떻게든 열을 내리려고 분투하고 있으면 달칵 하고 식탁에 무언가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앞을 보면, 식탁 위에 내가 주문했던 밀크티 이외에 커피 두 잔과 케이크 한 접시가 놓여있었다. 케이크는 점원이 방금 전까지 만들고 있던 여러 가지 색의 과일이 잔뜩 올라간 반숙 생크림 케이크. 케이크 한가운데 오른 보석처럼 빛나는 딸기를 바라보다 고개를 들면, 이 모든 것을 식탁 위에 내려놓은 아무로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쁜 당신에게 드리는 특별 서비스예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 검지를 입가에 대고 쉬잇─, 하고 말하며 윙크를 한 그가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근무시간 아니에요? 하고 물어보면 지금 손님은 당신밖에 없으니 괜찮아요,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눈을 반쯤 감고 쳐다보는 나의 시선에 그가 과장되게 어깨를 움츠리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리고는 눈썹을 늘어트리고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쉬는 시간 정도는, 귀여운 연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안될까요?”
약빠르다. 악랄하다. 분명히 저 표정과 저 몸짓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하고 100% 의도적으로 하는 행동이 분명해...! 그렇게 애처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면 내가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생각한 건가요. 나를 얕보았다면 아주 잘 보신 것 같네요!!! 얼굴을 붉히고 바들바들 떨며 겨우 고개만 끄덕이는 나를 보며, 그는 감사합니다, 하고 마음에도 없는 인사를 하며 당연하다는 듯 깊게 미소를 지었다.
+
이제 와서 소개하기엔 늦은 감이 적잖이 있지만, 눈앞에 있는 카페 포와로의 종업원, 아무로 토오루는 나의 남자친구다. 처음에는 카페 단골과 새로 들어온 종업원의 관계로 시작한 우리들의 사이는, 꾸준한 만남을 거치다가, 어느 순간 카페뿐 아니라 카페 밖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집에 데려다 받는 일이 생기고, 정신을 차려보니 번호를 교환해서 따로 같이 놀러갈 약속까지 잡고 있는 사이로 발전해 있었다.
“당신을 좋아해요.”
고백은 야경을 바라보며 멋진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데려다 준, 그의 차 안에서였다. 약간의 와인의 취기가 남은 상태에서, 손목을 붙잡힌 채 들은 대사. 당신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웃는 얼굴에 비하면 무척이나 낯설었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다. 그의 고백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가오는 그를 피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닿은 입술을 조금 떨리고 있었다.
사실은 좀 더 멋지게 전하고 싶었는데, 돌아선 당신 모습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 날 같은 침대에서 눈을 뜬 그는 시선을 이쪽으로 향하지 않은 채 변명을 했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생각에서 빠져나오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나를 구경하던 그가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자친구인 나를 앞에 두고 푹 빠져버릴 정도라니,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열렬히 빠지게 만들었나요? 알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그를 외면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부끄러워서 말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지만 그는 내가 잔을 다시 내려놓는 순간까지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마 내가 입을 열 때까지 계속 기다리겠지. 침묵에 못 이긴 나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그때의 밤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때라면, 어떤 때?”
“...아무로씨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했던 때.”
“아아. 당신과 사귀게 된 그 날 말이군요.”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립네요. 추억을 떠올리며 그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당신, 내가 고백해도 눈 깜박 하지 않았었죠. 잔을 내려놓은 그가 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는 스킨십을 해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어서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굉장히 초조했었다고요, 저.
“...전혀 그렇게 안 보였어요.”
“그야, 그렇게 안 보이게 태연한 척 한 거죠.”
당신에게는 늘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으니까. 잡고 있던 손을 풀어 손가락 사이사이에 손가락을 얽히며 그가 웃었다. 나는 이래봬도 굉장히 단순한 남자라서, 당신이 언제나 나를 멋지게 기억해주길 바라거든요. 반한 여자 앞에서 보기 흉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잖아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당신이 나를 의식해주는 것이 굉장히 기뻐요.”
당신도 나를 좋아하는구나, 의식해주고 있구나. 그렇게 알 수 있으니까. 잡고 있던 손을 이끌어 손등에 입을 맞춘 그가 나를 쳐다보고 웃었다. 이것 봐요, 지금도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고 있잖아요. 뺨에 닿아온 그의 손이 차가운 걸까, 아니면 내 뺨이 지나치게 뜨거운 걸까.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눈으로 뺨을 어루만지는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현실성이 없잖아요.
“아무로씨가 왜 나를 좋아하는 걸까, 하고.”
“그런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음, 사실 지금도 현실성 없긴 마찬가지지만.”
아무로씨는 굉장히 인기도 많고, 멋진 사람인데. 내 어디에 반해서 나를 좋아하게 된 건가요? 나보다 좋은 여자는 훨씬 많다고요. 그 날 이후로 몇 번 더 데이트를 하고, 입을 맞추고, 몸을 겹쳤지만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의문을 입에 담으면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그런 쓴웃음을 짓는다. 음 그러네요. 당신보다 좋은 사람은 많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나는 당신이 좋아요.”
내가 만든 커피를 마시면서 풀어지는 무방비함이 좋아요. 어린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에는 항상 아이의 시선에 맞춰 몸을 숙이는 그 배려가 좋아요.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는 친화력이 좋아요. 케이크를 먹을 때 크림이 묻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크게 베어 무는 어린 모습이 좋아요. 작고 사소한 일에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것처럼 웃는 미소가 좋아요. 컨실러로 숨기고 있던 다크서클을 눈치 채고 쉬는 게 좋다고 걱정해준 상냥함이 좋아요.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된다고, 대신 펑펑 울어준 그 눈물이 좋아요. 손을 잡았을 때 전해져오는 나보다 조금 높은 따뜻한 체온이 좋아요. 놀렸을 때 샐쭉한 표정을 짓다가도 사과를 하면 금방 풀어져서 쉽게 용서해주는 친절이 좋아요. 나를 보았을 때 초승달처럼 가늘게 휘어지는 눈이 좋아요. 내 이름을 불러주는 다정한 목소리가 좋아요.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말하던 그가 곧 고개를 저으며 손을 흔든다. 이렇게 나열하면 끝이 없겠네요. 나는 당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반하고 말 테니까.
“계기는 정말 별 거 아니었어요. 한번 눈치 채면 빠지는 것만 남았을 뿐.”
잔잔한 물결처럼, 변함없는 맑은 날씨처럼. 지극히도 당연하고 지루한 것들이 사실은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한 거라고. 그렇게 당신이 나에게 알려주었어요. 당신은 아마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그렇지만 당신 덕분에 나는 당신과 손을 잡는 미래를 꿈꿔버렸어요. 함께 평범한 날을 아무렇지 않게 계속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렸거든요.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그것만큼은 변하지 않을 나의 진심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은 너무도 진지한 색을 가지고 있었다. 멍하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면, 그가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가까이 다가와 이마에 입을 맞췄다. 붉어지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그런 다정한 미소를 짓고서, 아무로씨가 속삭인다. 그러니 부디, 저와 같이 있어주세요.
"앞으로 오래오래, 잘 부탁드립니다."
다시금 가까이 다가온 그의 입술이 닿는 곳은, 나의 입술 위였다.
드림 전력 「깜짝상자」 / 제 4회 주제 : 잘 부탁해 / 명탐정 코난 아무로 토오루 드림
'전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깜짝상자/코난/카자미] 1회 : Hello, world! (0) | 2018.09.07 |
|---|---|
| [DOLCE/하이큐/엔노시타] 170회 : 난 또, 내가 네게 뭐라도 되는 줄 알았다 (0) | 2017.12.14 |
| [수호천사/하이큐/이츠엔노] 어긋나다 (0) | 2016.11.06 |
| [DOLCE/하이큐/엔노이츠] Trick or Treat (0) | 2016.10.27 |
| [DOLCE/하이큐/다이이드] 밤인사 (0) | 2016.09.06 |